올해도 애쓴 나에게, '자존감' 잃지 않는 3가지 마음 습관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계절이 오면, 우리는 비로소 달력의 얼마 남지 않은 여백을 바라봅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걸음 뒤에 남는 것은 선명한 성취감이기보다, 어쩐지 모를 헛헛한 마음일 때가 많습니다.

분명 뜨거웠던 순간들이 있었는데, 그 모든 빛나던 과정들은 어디로 가고 결과라는 이름의 그림자만 무겁게 남은 걸까요.

오늘은 그래서, 한 해의 끝에서 길어지는 그림자를 억지로 지우려 애쓰기보다, 그 옆에 조용히 앉아 나에게 말을 건네는 시간을 가져보려 합니다.

올 한 해도 애쓴 나를, 더는 홀로 두지 않기 위한 다정한 약속들입니다.

스스로에게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가 잊고 있던 시간의 조각들에 관한 것입니다.

우리는 곧잘 연말을 '결산의 계절'이라 부르며, 이루지 못한 목표 앞에서 스스로를 다그치곤 합니다.

하지만 진짜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은 높이 쌓아 올린 결과의 탑이 아니라, 그 길 위에서 만났던 수많은 나의 발자국들입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밤새 뒤척였던 설렘.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던 날의 쓰린 눈물.

어색함을 무릅쓰고 먼저 내밀었던 따뜻한 손길.

성공과 실패라는 잣대를 잠시 내려놓고 바라보면, 그 모든 순간이 모여 당신의 한 해를 빼곡히 채웠음을, 따뜻하게 인정하게 될 겁니다.

그렇게 나의 발자국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나면, 문득 타인의 속도에 맞추려 애쓰던 지난날의 내가 안쓰러워집니다.

연말이라는 극장엔 유독 화려한 조명이 쏟아집니다.

반짝이는 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무대 뒤편의 나는 어쩐지 초라해지는 기분.

그 익숙한 불안감에 대하여.

하지만 기억해주세요.

누군가의 시간은 이른 봄에 꽃을 피우고, 나의 시간은 늦가을에 단풍으로 물들 뿐.

계절이 다를 뿐, 결코 틀린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잠시 세상의 소란에서 한 걸음 비켜서서, 오롯이 나의 계절에 집중해보세요.

혹시, 아직 가슴 뛰는 일을 찾지 못해 마음의 겨울이 길게 느껴진다면, 인생 2막을 채워 줄 새로운 취미를 찾아보는 것도 나의 봄을 재촉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나의 계절을 온전히 믿어주기 시작했다면, 이제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과 화해할 시간입니다.

바로 '자기 자신'과 말이죠.

세상에서 가장 오래, 가장 깊이 함께할 '나'라는 사람과 우리는 어떤 대화를 나누고 있나요.

혹시 가장 가까이 있다는 이유로, 가장 날카로운 말들을 무심코 던지고 있지는 않았나요.

밤의 고요를 빌려, 혹은 거울 속 지친 눈을 마주하며, 올 한 해를 통과하느라 고생한 나를 감싸 안으며 속삭여주는 겁니다.

'정말 고생 많았어'라고.

'이만하면 충분히 잘 해냈어'라고.

그 다정한 속삭임들이 모여, 어떤 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따뜻한 온기가 되어줄 테니까요.

한 해의 끝에서 필요한 것은 어쩌면 꼼꼼한 반성이나 거창한 계획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달력의 첫 장은, 언제나 비어있습니다.

그곳에 무엇을 채워야 한다는 의무감 대신, 어떤 순간에도 가장 먼저 나의 손을 잡아주겠다는 다정한 약속을 새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약속의 말을 찾기 어렵다면, 한 해의 끝에서 나에게 건네는 다정한 위로를 다시 한번 꺼내 읽는 것도 좋습니다.

기억해주세요.

당신이라는 이야기는, 이미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우아한 삶 GRACIENT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