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끝자락, 흩어진 순간 속 피어난 감사
올해의 끝자락, 흩어진 순간 속 피어난 감사
찬 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달력의 마지막 장이 위태롭게 팔랑이는 계절입니다. 우리는 모두 시간의 여행자처럼 한 해의 종착역에 다다랐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이 길의 끝에서 혹시 마음 한구석이 텅 빈 듯한 공허함을 느끼고 계시지는 않나요?
연초에 세웠던 원대한 계획들은 희미한 흔적만 남긴 채, 아쉬움과 자책감이 고개를 드는 밤일지도 모겠습니다. 괜찮습니다.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니까요.
하지만 오늘 밤만큼은, 이루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 대신, 우리의 시간 속에 보석처럼 박혀 있던 작고 소중한 순간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거창한 성취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흩어진 시간의 조각들 속에서, 무심코 지나쳤던 따스한 온기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한 해는 충분히 의미 있고, 또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늘 많은 것을 약속합니다. 더 나은 내가 되겠다고, 무언가를 이루어내겠다고 다짐하죠.
하지만 삶이라는 여정은 계획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강물과 같아서, 예기치 못한 물살에 휩쓸리기도 하고, 잠시 멈춰서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일 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나면, 손에 쥔 것보다 놓친 것이 더 많아 보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정으로 찾아야 할 것은, 놓쳐버린 물고기의 크기가 아니라,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던 그 고요한 시간의 가치가 아닐까요?
이른 아침, 창문으로 스며든 햇살의 따스함. 향긋한 커피 한 잔이 주는 작은 위로. 친구의 다정한 목소리가 담긴 짧은 통화. 우리의 삶을 진정으로 지탱해 주는 것은 바로 그런 사소하지만 단단한 행복의 조각들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멀리 있는 무지개만을 좇느라, 발밑에 피어난 아름다운 들꽃을 보지 못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한 해 동안 애쓴 나 자신을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아마도 ‘돌봄’일 것입니다.
잠시 숨을 고르고, 굳어있던 몸을 부드럽게 움직여주는 시간은 그 어떤 값비싼 선물보다 귀합니다.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밤새 웅크렸던 몸을 깨워주는 것만으로도 하루는 훨씬 개운하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굳어 있던 관절이 풀리고 혈액이 돌기 시작하면, 마음에도 새로운 활력이 깃들게 되죠.
나아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을 돌보는 일입니다. 분주한 일상 속에서 잠시 짬을 내어 고요히 걷는 시간은 헝클어진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 최고의 명상이 되어줍니다. 하루 30분,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그 시간의 힘을 믿어보세요.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다 보면 어느새 마음속에 단단한 기둥이 세워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겁니다. 다가올 새해를 더욱 굳건하게 맞이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작은 근력 운동을 시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할 때, 우리는 비로소 평온한 밤을 맞이할 수 있고, 그 평온함 속에서 진정한 감사를 발견할 수 있으니까요. 깊은 잠은 신이 우리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입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의 한 해는 어떠셨나요? 아마 기쁜 날도, 눈물짓던 날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이 모여 지금의 당신을 만들었습니다.
잘 해냈다고, 정말 고생 많았다고, 스스로의 어깨를 토닥여주세요.
그리고 잊지 마세요. 캄캄한 밤하늘의 별이 더 밝게 빛나듯, 우리의 삶 역시 크고 작은 시련 속에서 더 단단해지고 깊어진다는 것을요. 이런 사색의 조각들을 기록하다 보면, 어느새 자신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그 이야기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따스한 빛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거창한 목표 대신, 하루에 하나씩 감사할 일을 찾아보는 작은 약속을 해보는 건 어떨까요? 흩어진 순간 속에 숨겨진 감사의 조각들을 그러모을 때, 우리의 삶은 분명 더 풍요로워질 것입니다.
당신의 지난 한 해에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내며, 다가올 새해에는 당신의 모든 날들이 건강과 평온, 그리고 따스한 행복으로 가득하기를 마음 깊이 기원합니다. 당신의 새해는 분명 따스한 햇살로 가득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