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탕'인데 왜 혈당이 오를까? (라벨의 비밀)
'무설탕'인데 왜 혈당이 오를까? (라벨의 비밀)
마트에 가면 가장 먼저 성분표부터 확인하는 습관, 혹시 여러분도 가지고 계신가요?
특히 혈당 관리를 하는 우리에게 '무설탕'이라는 초록색 글씨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반갑게 느껴지죠.
'이거라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무설탕 주스, 무설탕 잼, 무설탕 과자를 장바구니에 담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분명 '무설탕'이라고 쓰여 있는 제품을 먹었는데, 식후 혈당을 재어보면 어김없이 수치가 훌쩍 뛰어올라 있는 거예요.
마치 믿었던 친구에게 뒤통수를 맞은 듯한 이 배신감,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오늘은 식품 회사가 절대 먼저 알려주지 않는 '무설탕' 라벨 뒤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 더 이상 우리가 속지 않는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법을 알아보려 합니다.
법적으로 '설탕'이 아니면, '무설탕'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식품위생법상 '무설탕' 표시는, 식품 100g당 당류가 0.5g 미만일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당류'는 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설탕(자당)'이나 '포도당', '과당' 등을 의미하죠.
문제는, 식품 회사들이 설탕 대신 혈당을 올리는 '다른 이름의 당'들을 사용하고도, '무설탕'이라는 마법의 단어를 붙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의 눈을 교묘하게 속이는 '숨은 설탕'들, 그들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요?
꼭 피해야 할 '숨은 설탕'의 세 가지 얼굴
식품 라벨 뒷면을 보실 때, 다른 건 몰라도 이 세 가지 이름 만큼은 꼭 기억하고 피하셔야 합니다.
첫째, '-당'이나 '-덱스트린'으로 끝나는 이름들입니다.
액상과당, 결정과당, 말토덱스트린, 당시럽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름만 다를 뿐, 이들은 모두 소화 흡수가 매우 빨라 우리 혈당을 로켓처럼 쏘아 올리는 주범들입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는 가장 강력한 용의자들이죠.
둘째, '시럽'이나 '농축액'이라는 단어입니다.
옥수수 시럽, 아가베 시럽, 쌀 시럽, 과일 농축액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천연'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건강할 것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이들 역시 설탕물을 졸여놓은 것과 마찬가지로 혈당에 매우 나쁜 영향을 줍니다.
셋째, 일부 '당알코올'의 함정입니다.
자일리톨, 에리스리톨처럼 혈당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 착한 당알코올도 있지만, 말티톨, 소르비톨 등 일부 당알코올은 혈당을 생각보다 많이 올릴 수 있습니다.
당지수(GI)와 당부하(GL)의 개념을 알면 이들을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처럼 '설탕'이라는 이름만 교묘하게 피했을 뿐, 우리 몸에 들어와서는 설탕과 똑같은, 혹은 더 나쁜 역할을 하는 성분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진실을 모르는 것은 단지 바보일 뿐이지만, 진실을 알면서도 거짓을 말하는 자는 범죄자이다."
- 베르톨트 브레히트 -
라벨 탐정 되기: '이것' 두 가지만 확인하세요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숨은 설탕들을 찾아낼 수 있을까요?
어렵지 않아요. 딱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첫째, '원재료명'을 확인하세요.
원재료명은 함량이 높은 순서대로 적히게 되어 있습니다.
방금 위에서 언급한 '숨은 설탕'의 이름들이 앞쪽에(보통 3번째 이내) 적혀 있다면, 그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영양정보'의 '당류' 함량을 확인하세요.
'무설탕'이라고 적혀 있더라도, 영양정보 표에 '당류'가 10g 이상 포함되어 있다면 일단 의심해봐야 합니다.
이는 설탕은 넣지 않았지만, 다른 당류(예: 과일농축액)가 많이 들어있다는 신호입니다.
혈당 낮추는 음식을 고를 때도 이 방법을 활용해보세요.
숨은 설탕의 종류 | 대표적인 이름 | 꼭 확인하세요! |
---|---|---|
이름에 '-당'이 들어간 것 | 액상과당, 결정과당, 요리당, 당시럽 | 원재료명 앞쪽에 있는지 확인 |
'시럽', '농축액' | 옥수수 시럽, 아가베 시럽, 과일 농축액 | '천연'이라는 단어에 속지 않기 |
일부 당알코올 | 말티톨, 소르비톨 | 영양정보의 '당류' 함량과 비교하기 |
결국, 좋은 음식을 고르는 것은 복잡한 계산이 아니라 '정직한 재료'를 찾는 과정입니다.
공복 혈당을 관리하는 아침 햇살 습관만큼이나, 무엇을 먹는지 꼼꼼히 살피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이제 우리는 식품 라벨 뒤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무설탕'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속지 않고, 나의 건강을 지킬 힘을 갖게 된 것이죠.
10분 근력 운동으로 몸을 단련하듯, 이제는 현명한 지식으로 우리의 식탁을 단련할 시간입니다.
오늘 장을 보러 가신다면, 마음에 드는 제품을 뒤집어 라벨을 확인하는 '탐정 놀이'를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여러분의 건강한 삶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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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한 삶의 이야기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숨은 설탕', 자주 묻는 질문들
Q1. 자일리톨이나 스테비아 같은 감미료는 정말 괜찮은 건가요?
A1. 네, 비교적 안전한 편이에요.
에리스리톨, 스테비아, 나한과 같은 감미료는 혈당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설탕의 좋은 대체재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Q2. 꿀이나 아가베 시럽은 '천연당'이라 괜찮지 않나요?
A2. 아니요, 혈당에는 설탕과 큰 차이가 없어요.
'천연'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꿀과 아가베 시럽의 주성분 역시 과당과 포도당입니다.
혈당을 빠르게 올리기 때문에, 설탕과 마찬가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Q3. 그럼 '당류'는 하루에 얼마나 먹어야 하나요?
A3.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가장 좋아요.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총 섭취 칼로리의 10% 미만, 가급적 5%(약 25g) 미만으로 섭취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는 생각보다 아주 적은 양이랍니다.
Q4. 왜 식품 회사들은 이렇게 복잡한 이름의 당을 사용하나요?
A4. '설탕'이라는 단어를 피하고 싶기 때문이에요.
많은 소비자들이 '설탕'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액상과당처럼 더 저렴하면서도 단맛은 강한 대체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무설탕' 마케팅에도 유리하고요.
Q5. 너무 복잡해요. 딱 한 가지만 기억해야 한다면 뭘까요?
A5. '원재료명이 짧고, 아는 이름으로 된 것을 고르세요.'
가공이 적게 들어간 식품일수록 원재료명은 단순하고 짧습니다.
'정제수, 유기농 콩, 천일염' 처럼 말이죠.
이름도 모르는 어려운 성분들이 길게 나열되어 있다면, 일단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